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될 전망이다. 고령 인구의 증가는 곧 건강 문제의 증가와 맞닿아 있다. 그중에서도 근감소증은 노년층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운동을 통해 충분히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70대도 근육은 자란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근감소증 위험군은 약 30%에 달한다. 근육량이 줄면 단순히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넘어 낙상, 골절, 치매 위험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주 2~3회 규칙적인 근력운동을 8주 이상 실시하면, 70대 이후에도 근육량과 기능이 뚜렷하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노년층에게 근력·균형·유연성을 고르게 포함한 운동을 권장한다.
재활·맞춤 운동의 중요성
서울 관악구에서 재활 전문 센터를 운영하는 운동 코치 H씨는 시니어 회원들을 대상으로 관절·허리 질환 예방과 회복을 위한 맞춤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는 “70대 이후 회원들의 운동 목표는 단순히 ‘운동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걷기·앉기·계단 오르기 등 일상 기능을 되찾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무리한 운동보다 개인 상태에 맞춘 단계별 접근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회복 사례
척추협착증과 무릎 관절염을 동시에 앓던 70대 여성 회원 A씨는 처음엔 걸레질조차 힘들어했다. 그러나 3개월간 맞춤 운동을 진행한 결과, 허리 통증이 완화되고 무릎의 안정성이 향상돼 집안일과 외출이 가능해졌다.
또 다른 회원 B씨는 어깨 회전근개 파열로 팔을 제대로 들지 못했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지금은 팔을 뒤로 넘겨 박수를 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한결같이 “병원 치료만큼이나 운동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연구가 뒷받침하는 효과
미국 Tufts University의 연구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12주간 근력운동을 실시한 결과 평균 근육량 2~3% 증가, 하체 근력은 최대 30%까지 향상됐다. 이는 낙상 위험을 줄이고 보행 속도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의 보고서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주 2회 이상 저항성 운동을 하면 요양시설 입소율이 25% 감소한다고 밝혔다.
전문가 조언
H 코치는 “나이가 많다고 해서 운동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며 “오히려 노년기에야말로 근육과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보험’”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시니어 운동의 핵심을 이렇게 정리한다.
근력: 하체 중심 근육 강화
균형: 낙상 예방을 위한 안정화 훈련
유연성: 관절 가동범위 유지
호흡: 체력 유지와 회복력 증진
지금이 시작할 때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에 장수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운동은 그 시작점이다. 오늘 당장 가벼운 걷기와 간단한 근력운동으로도 충분하다. 70대, 아니 80대라도 늦지 않았다.
근육은 나이와 상관없이, 노력하는 만큼 다시 자란다.















